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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뷰

[보늬밤조림] 실패 없이 만드는 법,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는 뜻

 

 

0. 보늬밤 조림

 

보늬밤이 뭐지?  싶으셨죠. 보늬란 밤이나 도토리 같은 것의 속껍질을 의미하는 우리말입니다. 한자어로는 율피(栗皮)라고 하지요. 보늬밤조림은 이 속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둔 채 조리기 때문에 보늬밤조림이라고 합니다. 율피라는 말은 익숙한데, 보늬라는 우리말은 어딘가 어색해서 괜히 보늬보늬~ 하며 친숙해지려고 해봤네요.

 

 

 

 

1. 밤 불려두기 

 

겉 껍질이 딱딱한 밤은 반드시 불려주세요. 성질이 급해서 막 뜯다고 손톱이 다쳤어요. 따뜻한 물에 3~4시간만 불려 두어도 쉽게 껍질이 제거되니 꼭 불려두는 시간을 확보하세요. 보늬밤조림을 평균 하루 이상은 걸리는 꽤 정성 가득한 작업이랍니다. 넉넉히 시간을 확보하신 뒤 만드시기를 추천 드려요!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2. 겉 껍질 제거하기 (feat. 밤껍질 제거 도구 / 밤가위)

 

잘 불린 밤은 밤가위나 밤칼로 제거하시면 빠른 속력을 내실 수 있답니다. 밤가위로 중간 부분에 흠집을 내주시면 그 이후로는 술술~~ 여러 밤가위 사용해봤는데 개인적으로 이곳 밤가위가 좋더라고요! 호두까기 겸용이라 구매했는데, 제법 쓸모있는 소비였어요. 혹시나 해서 링크 걸어둡니다 ^-^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게 바로 보늬랍니다.

 

https://smartstore.naver.com/chanschan/products/5887118462

 

 

 

 

 

 

3. 베이킹 소다에 반나절 담가두기 

 

겉 껍질을 모두 제거한 보늬밤은 베이킹소다를 풀은 물에 반나절 이상 담가주세요. 밤 특유의 떫은 맛을 제거하기 위함인데요. 베이킹소다는 일반 숟가락으로 3스푼 정도 넣었습니다. 밤새 떫은 맛아 사라져라~ 하는 마음으로 그릇을 덮어 주세요!!

 

 

 

 

 

4. 중불에 30분 끓이기 (반복 또 반복)

 

전 날 밤 담가둔 베이킹 소다 물을 버리지 마시고 그대로 냄비에 넣어 끓이세요! 간혹 제거한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. 우리는 이제 이 과정을 2 번 더 할 거예요! 총 3번, 한 시간 삼십 분을 해야하는 셈...ㅎㅎ 정성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죠!

 

 

 

 

5. 거품 걷어내기

 

밤조림은 '너는 끓어라~ 나는 내 할 일 한다~' 라는 마인드로 하시면 안됩니다. 한약 달이듯 계속해서 신경써주어야 하는데요. 끓이는 동안 올라오는 거품을 계속 걷어내 주셔야 쓴 맛이 덜어진답니다. 끓는 밤에 애착을 갖고 계속 지켜봐 주세요!

 

어느새 진해진 밤국물 (보늬에서 우러나오는 진고동색의 밤물이에요.)

 

 

 

 

 

6. 굵은 줄기 걷어내기

 

세 차례 동안 삶은 밤을 건진 뒤 보늬에 붙어 있는 굵은 줄기를 제거해주세요. 위 사진처럼 굵은 줄기가 술술 벗겨질 거예요!!~~!! 먹을 때 씹히는 불편함을 최소화화기 위함인데요. 이쑤시개로 하나씩 벗겨내다 보니 금세 한답니다. (어깨 통증은 덤 ㅠㅠ)

 

 

 

 

 

7. 맑은 물로 씻어낸 밤에 설탕 넣고 조리기(약불에 한 시간 삼십 분)

 

굵은 줄기까지 완벽히 제거 된 보늬밤을 흐르는 물에 조심조심 살살살~ 씻어주세요. 이제 본격적인 달콤함을 추가할 건데요. 설탕의 양은 기호에 맞게 진행하시되, 보통은 밤 양의 절반 정도 넣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. 더 달게 드실 분은 추가하셔도 good! 하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당은 조금만..ㅎㅎ 저는 흡수가 덜 되는 자이로 설탕을 사용했어요. 와인 한 스푼과 럼을 추가하시면 풍미가 살아납니다만, 없으신 분들은 간장 반스푼을 추가해 보시는 것도 팁!

 

 

 

 

 

 

8. 유리병 삶기

 

보늬밤은 또 숙성의 깊은 맛이 있죠.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유리병을 삶아주세요. 유리병은 뜨거운 물에 직접 넣으면 깨질 위험이 있으니 꼭 찬물에 넣고 가스를 켜 주세요.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면 불을 꺼주세요. 병 안이 생각보다 금방 식는답니다. (세균 다 사라져라~!)

 

 

 

9. 한나절 정성 들인 보늬밤조림 완성

 

달달하고 보드러운 밤조림이 완성 되었습니다. 식힌 밤을 병에 옮겨 냉장 보관하시면 돼요!

카페에서 4알에 5천원 주고 사먹었을 때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는데, 막상 해먹어 보니 정성과 시간이 엄청 들어가는 고밀도의 디저트...였다는..... 그래도 막상 먹어 보니 너무 달콤하고 행복해졌어요.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더 깊은 맛이 나겠죠?

 

 

 

 

10. "밤조림이 맛있다는 건 가을이 깊어졌다는 뜻이다."

 

 

영화 리틀 포레스트(한국판)에 나오는 대사이죠. 이미 충분히 맛있지만, 깊어가는 가을 날을 앞두고 더 맛있어질 밤조림을 기대해 봅니다.  불조절, 물조절, 설탕조절, 조급함조절 잘 하셔서 꼭 맛난 보늬밤조림 완성하시기를 빕니다.